고급볼펜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와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이 현대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주제로 나눈 대담을 바탕으로 한 책 '기울어진 평등: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가 출간됐다.

이 책은 2024년 파리경제대학에서 열린 두 석학의 공개 토론을 바탕으로 경제적 격차를 넘어 정치적·사회적 불균형까지 포괄적으로 조망한다.

피케티는 자본과 소득의 집중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진단하며 자산 기반의 불평등이 세습되는 현재의 체제를 '21세기형 신귀족 사회'로 규정한다. 샌델은 능력주의의 도덕적 한계를 지적하며, 공정한 경쟁이라는 명분 아래 벌어지는 배제와 분열을 조명한다.

두 저자는 각자의 시선으로 불평등의 원인을 분석하면서도 공동체 회복과 제도 개혁의 필요성에서는 인식을 함께한다.

책은 기본재의 시장화가 계층 간 격차를 심화시키고 민주주의의 토대인 정치 참여마저 경제력에 따라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교육, 의료, 주거 같은 필수 자원에 대한 접근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기회의 평등'이라는 담론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것이 저자들의 판단이다.

두 사람은 해법으로 누진세 강화, 공공서비스에 대한 재투자, 고등교육 및 선거제도 일부 영역에서의 추첨제 도입 등을 제안한다. 특히 "능력주의는 성공한 자에게 자만을, 실패한 자에게 굴욕을 남긴다"(샌델)는 발언은 공정성 개념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

'기울어진 평등'은 불평등이 더 이상 단순한 소득 격차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기반을 위협하는 복합적인 구조적 현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책은 독자들에게 단순한 분노가 아닌 구체적인 상상력과 실천 전략의 필요성을 일깨우며 보다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작자가 분명히 밝혀진 현대소설과 달리, 고전소설의 상당수는 작자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이형경전>(2025년 1월 발간)도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작품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작품을 현대어로 번역하여 소개하면서, 번역자는 '<이형경전>이 우리 문학사에서 의의와 가치가 남다른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성영웅소설'의 범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여타의 작품들과 달리 '여주인공 이형경은 젠더를 거부하고 고급볼펜 사회적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그 근거의 하나로 들고 있다.

더욱이 여주인공을 상대하는 '남주인공 장연은 능력이 탁월한 여주인공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상사병까지 걸릴 정도로 사랑'하는 것으로 형상화되고 있어, 다른 작품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고전소설 가운데 여성 혹은 남장 여성들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들이 적지 않으나, <이형경전>은 여성 주인공의 의식과 역할의 측면에서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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